어두운 얼굴에 형체마저 가늠하기 어려운 낯선 사내가 입을 열었다.
"댁은 뉘시오?"
초저녁부터 줄기차게 마신 술에 거하게 취한 잭이 물었다.
"나는 영혼을 거두어가기 위해 자네를 찾아 온 저승사자라네.... 자넨 이제 죽는 걸세..."
매년 10월 마지막 밤에는 할로윈축제를 하지요.
그리고 보니, 오늘 밤이 할로윈의 밤이군요. 서양에서 들어온 것이지만, 이제 제법 즐기는 분들이 많은 것 같아요.
지난 번 할로윈데이의 유래에 대한 포스팅을 남긴 적이 있어서, 오늘은 할로윈 데이의 상징인 잭오랜턴(Jack-o’Lantern)에 대한 이야기를 해볼까 해요. 지난번 포스팅도 찾아가서 할로윈데이의 유래에 대해 짚어 보시도록 하세요.
잭오랜턴이 뭔지 모르시는 분을 위해 사진을 준비했어요. ^^
바로 아래 그림의 호박등을 말한답니다.

호박안에 있는 내용물을 모두 거두어내고, 그 안에 양초를 켜서 안에 넣는 답니다.
그럼 왼쪽과 같은 분위기 스산한 등이 되는거지요.
눈치 채셨겠지만, 저 위에 술에 잔뜩 취한 잭에게 저승사자가 나타나면서 이야기는 시작됩니다.
아주 오랜 옛날, 장소는 아일랜드의 한 시골입니다. 잭은 술을 아주 좋아했고, 꾀도 많았답니다.
이런 잭이 언제나처럼 주점에서 홀로 술을 마시고 있는데 저승사자가 나타난 겁니다.
그르렁거리는 저음이 매력적인 목소리의 저승 사자의 말을 듣고 잭은 순간 당황했다.
급히 꾀를 내어 상황을 모면해야만 했다.
잠시 말 없이 머뭇거리던 잭이 입을 열었다.
"거기 그렇게 뻘쭘하게 서있지 말고, 이리와 친구! 나와 함께 한잔 꺽자구!"
"이봐 잭... 내가 누군지 알고 그러는건가? 지금 똥인지 된장인지 구별을 못하는구먼."
"알아.. 아니까 하는말이지...... 근데 이상하게 자네를 보니, 왠지 코 끝이 찡허네 그려....
남들은 5일제 근무니 주당 몇 시간제 근무니, 이런 마당에 휴일도 없이 온종일 이리저리 세상 이곳 저곳을 뛰고, 그것도 모자라 또 이렇게 야근이라니, 자네가 요즘 세태를 반영한다는 프리터족도 아닐텐데 말이야.
정말이지 너무나 피곤해 보여 내 가슴이 아프다네..
그 뿐인가?
연애할 시간은 당연히 없을테니, 결국 솔로 귀신의 신세!
그 외로움! 그 절대 고독! 난 조금이나마 짐작 할 수 있다네...
왜인줄 아나?
나도 오랜 세월 외로운 솔로이기 때문이라네..."
눈물을 훔치며 잭은 말을 이었다.
"나 죽기 전에 소원일세.
자네와 같은 외로운 영혼으로서, 우리 툭 터놓고 한 잔 하는건 어떤가?
외로운 자의 마음을 외로운자가 아니고서는 그 누가 또 알아주겠는가?
나 죽기전에 자네와 나의 가슴에 맺힌 이 외로움을 한잔 술로 말끔히 녹여버리고 싶네.
그 다음엔 나 자네 뒷꽁무니를 졸졸 쫓아감세."
고개를 떨구고 , 가끔 어깨를 희미하게 떨던 저승사자가 길게 한숨을 내쉬며 입을 열었다.
"허어~ 참 저승사자 생활 몇 백년만에 내 처지를 이해하는 인간은 자네 밖에 본 적이 없네.
더구나 자네도 나와 같은 솔로라니, 마음이 착찹해지네 그려.
어쩌면 우린 오래전부터 알고 지냈던 영혼이지 싶은 느낌이 쓰나미처럼 밀려오는군 그래...
내 비록 업무중에는 술마시지 않는다는 원칙이 있긴 하지만,
내 외로운 심정을 알아주는 당신과 한잔 해야겠네.
피곤에 지친 내 간댕이도 알콜 해독이라는 색다른 과제를 안겨주는 것도 괜찮지. 하하."
잭과 저승사자가 얼추 취기가 오르도록 마시고 나자, 주점 주인이 폐점시간이 되었음을 알렸다.
"잭~ 계산은 인간인 자네가 하는거야. 그렇지?"
"헉! 무슨 소린가. 철저히 더치페이로 하세!. 개인주의는 향후 몇백년간 서구 사회의 미덕이자 버팀목이 될걸세.!"
"음.. 그런가? 자네 말에도 일리가 있군그래... 그런데 난 귀신이라 돈이 없는걸 어쩐다?"
"자네, 혹시 돈으로 변신하는 마법도 부릴 수 있는감?"
잭이 눈을 가늘게 뜨며, 입가를 씰룩거리며 조심스럽게 물었다.
"당근이지! 그거야 소주잔에 맥주 따라서 하는 원샷보다 쉬운 일이라네!!"
저승사자는 자신의 가슴을 치며, 자랑스러워 했다.
"음... 자네가 마신 술이 소주 3병에 파전 1장, 불닭발 반접시에... 음.. 6펜스라네. 허...시대적 배경이 무작정 오랜 옛날이라 물가가 무척 싸군..."
"펑~~~!"
잭의 말이 끝나기도 무섭게 저승사자는 6펜스짜리 동전으로 변해있었다.
잭은 급히 주머니에서 십자가가 달린 지갑을 꺼내어 저승사자가 변한 6펜스 동전을 냉큼 지갑안에 넣어버렸다.
저승사자는 그제서야 속은 것을 알게 되고, 자신의 생사안위가 잭의 손에 달려있음을 간파했다.
결국 잭과 협상을 통해 1년 동안은 잭의 영혼을 데려가지 않기로 약속한 후에야 풀려날 수 있었다.
잭은 후환이 없도록 하기 위해 저승사자에게 서약서를 받고, 지장을 날인하게 하고, 그날 밤으로 공증까지 마친뒤에야 저승사자를 보내주었다.
잭의 꾀는 그 1년 후에 잭의 목숨을 가져가기 위해 방문한 저승사자를 골탕먹였으며, 그 다음해에도... 그 다음해에도... 계속 되었다.
결국 몇년 후 저승 커맨드센터에서는 최홍만급 저승사자를 파견하여 무조건 힘으로 제압한 후에 잭을 저승 심판대에 끌고 왔다.
잭의 결심공판에서 재판부는 잭의 괴씸함에 큰 비중을 두어, 잭을 천국에도, 지옥에도 보내지 않고, 추운 아일랜드의 암흑을 영원히 떠돌게 하는 걸로 최종판결을 내린다.
아... 미운정도 정이었던가...?
이전의 그 저승사자가 축쳐진 잭에게 불씨 하나를 몰래 건네주었고,
잭은 자신이 씹던 큼직한 무의 속을 파내고, 그 안에 불씨를 담아 그 춥고 어두운 방랑의 길을 떠났다고 한다.
음... 길어졌네요. ^^
잭이 무의 속을 파내어 저승사자가 준 불씨를 담아 어둠을 밝힌 랜턴이 바로 잭오랜턴이구요.
훗날 할로윈의 풍속이 미국으로 넘어가게 되면서, 무우에서 호박으로 그 재료가 바뀐 것이랍니다.
오늘 밤.
잭오랜턴을 보면, 지금도 어둡고 추운 곳에서 헤메고 있을 그를 떠올려 보세요.
Happy Haloween~ ^o^



덧글
오늘이 할로윈인걸 모르고 있었는데..
10월의 마지막날이라.. ^^ 이제 매년 잊지않을것 같네요..
근데.. RocknCloud님 일은 잘 하신건가요??
불놀이에 함께 할수 있음 좋았을텐데 아쉽네요..
10월 정리 잘하시고요..
11월에 또 뵙죠.. goodbye October
월요일 아침부터 늦게 포스팅을 봤지만, 재미있는 이야기 감사합니다..
하나더!
이오공감으로 고고~~!
오늘은 사탕을 나눠 줄수있을 여유가 생기는 하루였음 좋겠습니당..
호박은 가을 색깔이 나는것 같아요.
재인님 방문해 주셔서 감사드려요 ^^
◈ 행복지기님
네 잘하고 왔습니다 ^^. 그러게 말이에요. 저도 무척 아쉽습니다. 여친님의 스프가 인기 만발이었다면서요? ^^
행복지기님도 잘 정리하셔요. ^^
◈ 홍군님
이왕 할로윈을 즐긴다면, 알고 즐기는게 좋을 거 같아서요. ^^
홍군님~ 불꽃놀이 가시지 그랬어요. ^O^
◈ So_Fine님
아... 제가 그 영화는 보지 못했거든요?
한번 봐야겠네요. 팀 버튼의 영화인것 같던데...
아이들이 더 즐거운 할로윈이겠어요.
워터문님의 마음을 담아 맛난 사탕 나누어 주실수 있기를 바랄께요
10월 잘 마무리 하셔요. ^^
^^ 생소한 서양 명절이랍니다.
간단히 말해서, 겨울의 시작을 알리는 행사라보면 됩니다.
왜 쏠로는 해피엔딩이 없는가 !!
동화작가들은 각성하라 !!!
저 장면들, Eternity님하고 저하고 분장해서 대화나누면 감정이입도 확실하게 잘 할텐데 말입니다. 그쵸? ㅜㅜ
어허~ 솔로는 내가 만든 설정이야.
자네 그럴까봐 사족을 달껄 그랬어. ㅋㅋ
좀만 기다려봐. 갑자기 솔로부대 탈영할 날이 머지 않을 수도 있잖아~ ㅋ
◈ Gadenia님
와 멋진 생각이에요!
연극에 올리면, 정말 재밌겠는데요. ^^ ㅋㅋ
그나 저나 잭은 누가 맡지요?
제 예언대로 이오공감으로 진짜 가서 더 놀랬다는..어머..나 신내렸나봐 ㅋㅋㅋ
역시나 좋은글은 이오공감으로 ^^
수십만의 얼음집에서 딱 걸리시다니 !! ㅋ
감축드리옵고 조만간 일산 놀러갈께요~~~
아참 점심은 맛있게 드셨나요..??
아핫~ 그런가요? 저도 기쁘네요. ^^
◈ 홍군님
허~ 정말이네요. 신내렸나봐~ ㅇ ㅋㅋ
홍군님의 예지력은 대단해요! ㅋㅋ 그리고 Gadenia님의 예지력도 대단하셔용~
두분은 혹시 이오공감 선정단??
◈ Eternity님
흑~! 쏘아야 하는건감? 근데 수십만씩이나 될까? ㅋ
오늘 쉬는 날이라 아직 빈둥거리면서 암것도 안먹었단다~ 으.. 배고파
◈ Gadenia님
음... 듣고보니 그럴지도 모르겠군요.
Eternity님은 이글루스 회장님의 동생? 아들? 뭐 그런건가요? ㅋㅋ
이야기가 정말 재미있어요^^ 센스가 대단하시네요~^^b
전 할로윈 하면 KBS에서 본 [The Adventures of Ichabod and Mr. Toad]가 생각나는군요.
어느 교사가 밤길을 가다가 목없는 기사에게 추격당하는 내용이였는 데, 무서우면서도 재밌었어요.
마지막 사진 속의 까마귀는 MBC에서 틀어주던 [The Heckle and Jeckle Show]의 주인공 같군요. ^^
축하드리옵나이다~&^^
할로윈에는 쌩뚱맞게 '크리스마스의 악몽'이 생각나요 헐헐
이오공감 축하드립니다.
마치고 밸리를 보니 RocknCloud님 글이었다니..정말 죄송합니다 ;ㅁ;
글이 너무 재밌는데요.. 좋은 것 알고 갑니다. 헤..
전 가게를 하고 있는데 동네 얘들에게 사탕을 나눠주다보니 매년 우리가게에는 treat (군것질거리, 사탕류) 를 받으러 옵니다. 이미 메모리스틱 512메가짜리 비워두었고 배터리도 꽉 채워둔데다 예비 베터리까지.. 오늘 밤이 기대됩니다. 불행히도 지금 (월요일 아침) 비가 조금씩 내려서 오늘 밤에는 어떨런지...
한국시간으로 11월 1일 저녁쯤에 포스팅을 해 둘 예정이니까 함 와서 보시고 웃고 가세요.. ^^
한번 쭉 훌터 봤는데..
한숨만~~ 후~~~~
일단 이웃집에 먼저 들린후에 생각해 보렴니다..
후~~~
(스프가 너무 적어서 오히려 민망했죠...^^;;)
갑자기 조회수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것을 느끼게 될 것입니다. ㅋㅋㅋㅋ
블로그 잊고 살다가 요새 다시 블로그시작해서 이오공감타고 왔습니다. 올해두 두달밖에 남지않았는데 11월 즐겁게 시작했슴합니다.^^*
감사드립니다~ ^.^
◈ SDPotter님
^^ 감사합니다. 재밌게 읽으셨다니 다행이에요.
◈ marlowe님
방문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음~ 그런 재밌는 프로가 있었다니!!!
네 맞아요. 아래 까마귀는 만화에 자주 나오던 그 주인공일겁니다. ^^
◈ shuji님
하핫! 감사드립니다용~
◈ SoGuilty님
방문해주셔서 감사합니다. ^^
네 뭐 굳이 말하자면야~~ ㅋㅋ 절대 외로움은 느껴본 사람만이 알지요.
◈ 닥쓰님
감사드립니다..
크리스마스의 악몽에서도 잭이 나온다면서요?
저도 함 봐야겠어요. 그 잭이. 이 잭인지... ^^
감사합니다. ^^
◈ 정으니님
죄송하긴요~ ^^
축하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 FAZZ님
저도 감사드립니다.
트랙백 보러갑니다요~ 슁~
에헷~ 감사드립니당~
재밌으셨다니~ 다행이어요~ ^^
◈ BANE님
방문해주시고 답글까지 달아주시다니 감사합니다.
정감있게 보이나요? ^^ 제가 정이 좀 많습니(퍽~)
◈ 한나님
어차피 이 이야기도 전설이에요. 수많은 세월이 흐르면서 서로 섞이고 다시 태어나기도 했겠지요.
사진 칭찬까지 해주시다니, 감사드립니다. ^^
◈ 한때는님
아항~ 그럼 아이들이 사탕을 받으러 올때마다 한장씩 찍어주는 거군요.
정말 재미난 행사일거 같아요.
할로윈은 어른들보다 아이들의 축제일것 같은데요. ^^
좋은 사진 기대할께요.
방문해주셔서 대단히 감사합니다.
우우~ 멋지기만 하던데요 뭐~
행복지기님 엄살쟁이~~ ^^*
◈ 호랭이군님
에구~ 정신없어요~` ㅋㅋ
새로산 렌즈샷은 언제 올려주실 거에요?
아직 어댑터링이 안왔나요?
◈ 움직이지않는나무님
방문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와~ 할로윈 파티라니, 저에겐 정말 생소한걸요. ^^
외국에는 정말 아이들의 1년 최고의 축제일거 같던데요.. ^^
블로그 다시 시작하셨다니 번창하길 빌께요.
◈ 추억만이님
엇! 정말 그러셨나요? ^o^
◈ Bobby_은
^^ 방문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사연없는건 없는거 같아요.
◈ 갈매나무님
재밌으셨다니 다행입니다.
네, 원래 무나 큰 감자를 썼다는 설이 있답니다.
너무 재밌게 잘 읽었습니다.
역시 글쓰시는 공력이 대단!!!
유래 잘 알고 갑니다.^^
정말 비슷하네요. 이 전설의 주인공 잭에 대한 자료를 찾아보면, 아주 사악했던 사람으로 나오더군요.
저는 그렇게 그리기 싫어서 약간 각색을 했는데, 그 동화에 나오는 잭은 더 어리숙하게 나왔나 봅니다.
재밌었겠는걸요.
◈ 산하님
헤~ 감사합니다.
재밌게 읽으셨다니 다행입니다.
글쓰는 공력은 산하님이 한수 위!!!
에고 감사합니다. ^^
재밌으셨다니, 참말 다행이야요~